대전시 청소년 참여예산 지난해 '0'…올해는?

대전시 청소년 참여예산 지난해 '0'…올해는?

사업 공모서 700여건 몰려 '눈길'…"청소년 참여 창구 그만큼 부족" 목소리도

 

대전시 주민참여예산 사업 공모에 청소년 분야에서만 무려 700여건의 제안이 몰리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청소년들의 참여도가 높은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일부에서는 그만큼 청소년들의 참여 창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 커진 청소년들의 목소리 = 24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2일까지 주민참여예산 사업 공모를 했다.

주민참여예산제란 주민이 지자체의 예산 편성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제도로 대전지역 직장인, 학생, 단체 등 시민 누구나 사업 제안을 할 수 있다.

올해 눈길을 끄는 것은 청소년 분야에서의 제안.

지난해 전 분야에 걸쳐 223건의 제안이 들어왔는데, 올해는 청소년 분야에서만 무려 700여건의 제안이 들어왔다.

지난해 제안사업 223건 가운데 청소년 분야 제안은 1건, 반영된 사업은 없었다.

이번에는 ▲안전한 청소년이용시설 환경 조성 ▲근로 청소년을 위한 우수업체 인증 ▲청소년 진로체험카드 발급 등을 비롯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한 학생은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나오면 시내버스 시간은 끊기기 일쑤고, 귀갓길 가로등도 꺼져 있을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대전지역 일부 청소년이용시설은 다른 시설에 밀려 석면 제거공사를 하지 못하는가 하면 공기청정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느낀 불편과 어려움들이 주민참여예산 제도로 향한 것.

대전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주민에 한정했던 문호를 넓혀 올해는 청소년층까지 참여대상에 명시하고 예산도 100억원으로 늘리면서 적극적인 제안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시는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제안사업 심사를 거쳐 오는 8월 시민 온라인투표(50%) 등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9월 제안사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 "청소년 적극적 참여, 반갑지만..." = 이 같은 움직임을 바라보는 청소년 지원단체의 목소리에는 반가움과 함께 안타까움이 묻어나왔다.

청소년들의 시정 참여는 반가운 일이지만, 반대로 다른 창구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전시 청소년활동진흥센터의 김태일 활동협력팀장은 "막상 청소년들이 다른 활동을 하려고 해도 지원과 관심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김 팀장은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수련관이나 문화의 집 등과 같은 청소년 단체·시설들도 보면 운영비 같은 것만 있지 아이들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예산이나 지원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청소년 삶의 질 조사에서 대전지역 청소년의 삶의 질 점수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뒤에서 세 번째.

지난해 대전에서 열린 청소년정책 포럼에서는 이 문제를 다루며 지자체의 청소년정책에 대한 관심도와 성숙도가 청소년의 삶의 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함께 조사된 대전시의 청소년정책 성과 수준은 하위권으로 전국 평균은 물론 인근 충남·북, 세종보다도 낮았다.

갈 곳 잃은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주민참여예산제에서 터져 나온 것은 아닌지, 어른들이 새겨볼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제안 사업 가운데 ▲청소년들의 의견수렴 창구 다양화 ▲청소년참여활동 활성화 지원 ▲청소년참여예산제 시행 등의 안도 담겨 반영 여부가 주목된다.

충남에서는 청소년참여예산학교를 운영, 청소년 맞춤형 정책 제안과 예산 반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타 시·도에서도 청소년참여예산제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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