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검증했다더니…'석연치 않은' 세종시 문화재단 대표이사 임명

철저히 검증했다더니…'석연치 않은' 세종시 문화재단 대표이사 임명

"철저히 검증했다" 알고보니 '거짓말'…최민호 이사장 '임명 강행'
"감사원 감사 결과는 직원 실수일 뿐 대표는 잘못 없어"…'감싸기'

2024년 2월 세종시의회 민주당 소속 시의원 10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 문화관광재단 대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을 강행한 것은 협치 실종"이라고 비판했다. 세종시의회 제공2024년 2월 세종시의회 민주당 소속 시의원 10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 문화관광재단 대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을 강행한 것은 협치 실종"이라고 비판했다. 세종시의회 제공
#2024년 2월…세종시 "자기검증기술서 토대로 철저히 검증했다"
 
지난해 2월 13일 세종시의원 10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을 강행한 것은 협치 실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의원들은 "최민호 시장은 임원추천위원회 만장일치로 추천됐기 때문에 인사청문회는 필요없다는 논리로 박영국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사실상 무산시켰다"며 "최 시장은 아직도 임추위만으로도 자질 검증이 가능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데 이는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세종시는 "인사청문회는 지방자치법 규정에 따라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충분치 않을 경우 단체장의 요청으로 시행할 수 있는 '재량 행위'"라며 "임원추천위원회가 후보자들이 제출한 자기검증기술서를 토대로 철저한 자질 검증을 시행했다"고 반박했다. 
 
최민호 시장은 박영국 대표 임명을 강행했다.
2024년 2월 세종문화재단 이사장인 최민호 세종시장이 박영국 세종시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임명동의안을 의결하고 있다. 세종시 제공2024년 2월 세종문화재단 이사장인 최민호 세종시장이 박영국 세종시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임명동의안을 의결하고 있다. 세종시 제공
#2025년 2월…감사원 "자기검증기술서 제출 안됐는데?"
 
그런데 1년 후 반전이 일어났다. 감사원 감사 결과, 문화재단 측이 임추위에 '자기검증기술서'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자기검증기술서를 토대로 철저한 자질검증을 시행했다"던 세종시 설명이 거짓말로 탄로난 셈이다. 
 
시의회 이순열(어진·도담동) 의원은 "대표이사 임명 과정과 후속 대응이 거짓과 기만의 행정이었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밝혀졌다"며 최민호 시장과 집행부의 공개 사과와 인사청문회 도입, 박영국 대표의 자진 사퇴 등을 촉구했다.
2025년 2월, 감사원은 세종문화재단 대표이사 모집 업무가 부당하게 처리됐다며 직원 3명의 징계를 요구했다. 사진은 이순열 의원. 세종시의회 제공2025년 2월, 감사원은 세종문화재단 대표이사 모집 업무가 부당하게 처리됐다며 직원 3명의 징계를 요구했다. 사진은 이순열 의원. 세종시의회 제공
#세종시 "재단 직원 실수일 뿐…대표는 잘못없어" 
 
이에 대해 세종시는 재단 직원의 실수일 뿐, 박 대표는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직원들의 미숙한 업무 처리가 있었지만, 부당한 영향이나 개입은 없었다"며 "이것이 대표이사 임용을 취소할 사항은 아니고,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도 이에 관한 지적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거짓말 논란에 대해서도 "별도의 지적 및 조치 사항이 요구된 바 없다"며 역시 선을 그었다. 
 
다만 "세종시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임원 임명 절차가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시민 이 모씨(45)는 "인사청문 등 검증을 강조한 여론을 무시한 점, 거짓된 명분으로 임명을 강행한 점, 또 이 후 감사원 결과로 밝혀진 절차의 부당한 점 등 문제의 심각성을 세종시가 가볍게 넘기는 것 같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일련의 일들이 연속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스페셜 그룹

대전 많이본 뉴스

중앙 많이 본 뉴스